[남·별·이]광주댁 19년차 필리핀 이주여성 리카 "살기 좋지만, 한국말은 너무 어려워!"

등록일자 2024-03-18 09:26:49
한국 남편과 결혼 19년째, 1남 1녀 낳아
학원 등에서 영어 원어민 강사로 활동
"K-팝, 음식, 패션, 화장품 등 매력적"
[남·별·이]광주댁 19년차 필리핀 이주여성 리카 "살기 좋지만, 한국말은 너무 어려워!"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원어민 강사인 필리핀 이주여성 리카(Rica) 씨. 사진 : 리카

한국이 2024년 들어 외국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5%를 넘어 OECD기준 '다인종·다민족국가'에 진입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외국인 비율은 3%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동별로는 산업단지가 있는 광산구 평동을 제외하면 월곡2동이 가장 많습니다.

월곡2동 행정복지센터는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다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영어회화 교실이 내국인과 외국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매주 목, 금요일 오전 10~12시까지 열리는 영어회화 교실에는 한국인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몽골 등 아시아권 이주민도 참여하고 있어 '작은 지구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곡2동 영어회화반 원어민 강사인 필리핀 이주여성 리카(Rica) 씨를 만나 광주 생활 19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줄곧 영어 사용, 한국어 제대로 배울 기회 없어

올해 46살인 리카 씨는 친척의 소개로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남편과 결혼해 광주에서 19년째 살고 있습니다.

자녀는 2명으로, 아들은 대학 재학 중이며 딸은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그녀는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인 못지않게 바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커뮤니티센터와 학원 각각 3곳, 학생 개인과외 등을 합쳐 23개의 강의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스케줄이 빡빡한 날에는 여러 곳의 강의 장소로 이동하느라 종종 점심식사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카 씨가 커뮤니티센터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장면. 사진 : 리카

이처럼 날마다 한국사람들을 만나고 강의를 하고 있지만, 한국어가 서툴러서 일상생활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는 한국에 온 이후 줄곧 영어를 사용해야 했기에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남편과는 간단한 영어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시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안 계셔서 대화 상대가 없었다"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그래서 자녀들과의 대화도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단편적으로 의사 전달이 이뤄진다고 토로했습니다.

◇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 치안 안전한 나라

가톨릭 신자인 리카 씨는 주말에는 성당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미사에 참석한 후 필리핀 이주민들과 함께 모여 식사와 차를 마시며 대화의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노래와 춤을 추며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립니다.

때로는 광주 근교의 경치 좋은 곳을 찾아 여행을 즐기기도 합니다.

▲패션쇼에서 딸과 함께 포즈를 취한 리카 씨. 사진 : 리카

그녀는 선진문화 국가인 한국에서의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살면서 좋은 점을 물으니 무려 10가지 넘게 열거했습니다.

첫 번째로 꼽은 장점은 한국은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을 가지고 있으며, 치안이 안전한 나라라는 것입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이 발달돼 있고 K-팝, 음식, 패션, 화장품, 스포츠 등 문화가 우수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시간을 잘 지키고, 문화와 전통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긍정적인 면을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커뮤니티센터에서 주민들에게 무료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을 부러워했습니다

리카 씨는 필리핀에서도 한국 문화와 예능이 인기가 높으며, 특히 K-팝과 삼겹살을 즐겨한다고 소개했습니다.

◇ 경쟁 치열하고 사교육비 비싸, 이웃에 무관심도

반면 한국 생활의 단점으로는, 경쟁이 치열하고 사교육비가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웃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른 채 자신의 일에만 신경쓴다고 무관심을 꼬집었습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절차가 까다롭다고 밝혔습니다.

▲성당에서 미사가 끝난 후 필리핀 이주민과 함께 단체촬영한 모습. 사진 : 리카

개인적으로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 KLLP(사회통합프로그램) 5단계 시험과 인터뷰를 통과하느라 힘들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토로했습니다.

그녀는 한국의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장래에 경제 문제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문화적으로 다른 점은 한국 음식은 김치와 같이 매운 반면 필리핀은 중국, 스페인 영향으로 느끼한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종교에서 있어서 한국은 불교, 기독교 신자가 많고, 필리핀은 가톨릭 신자가 8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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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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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서
    박종서 2024-03-18 10:36:22
    한국말이 어려운건 인정
    푸르다 푸르쭉쭉하다 퍼렇다 파랗다 시퍼렇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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