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14일 새 국왕 즉위..'외도설' 잠재우고 왕실 인기 지속할까

등록일자 2024-01-12 15:11:25
마르그레테 2세 여왕, 14일 맏아들 프레데릭 왕세자에 왕위 이양
호주 출신 메리 왕세자빈 '신데렐라 스토리'로 시선 집중
지난해 말 퍼진 왕세자 외도설..이번 결정에 영향 줬다는 분석도
왕세자 부부 아들 크리스티안 '근엄이 왕자'로 국내 유명세 얻기도
▲ 프레데릭 왕세자 부부 사진 : 연합뉴스 

현존 군주 중 전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위한 83살의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즉위 52주년 기념일인 현지시간을 14일 왕위에서 물러납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새해 전야인 지난달 31일 TV 방송으로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전격 퇴위를 선언했습니다.

다만 왕위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여왕' 칭호는 유지됩니다.

여왕의 장남인 55살의 프레데릭 왕세자가 왕위를 물려받으며 대관식은 여왕의 퇴위식과 함께 치러질 예정입니다.

1972년 1월 14일 아버지 프레데릭 9세가 서거한 이후 31살에 왕위에 오른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2022년 9월 서거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다음으로 오래 왕위에 머문 군주입니다.

1380년대 이래 덴마크 최초의 여왕이기도 한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왕실 현대화를 이끌며 덴마크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덴마크 국민의 약 80%가 군주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즉위한 1972년에만 해도 군주제 지지 여론은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뒤를 이어 프레데릭 10세로 즉위합니다.

기후와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온 프레데릭 왕세자는 덴마크 오르후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1986년부터 육군·공군·해군을 두루 거치며 장기간 군 생활을 했습니다.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한 덴마크 해군 특수부대에서 복무해 주목받았으며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 등을 즐기는 '스포츠맨'이기도 합니다.

그린란드에서 4개월 동안 2,795km에 달하는 개썰매 탐험에도 참가했습니다.

2018년에는 덴마크 인기 록 밴드와 함께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습니다.

앞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프레데릭 왕세자에 대해 영국 왕실과 같은 호화로운 대관식 대신 간단한 선언으로 즉위 행사를 대신하려는 '현대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동화 같은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호주를 찾은 프레데릭 왕세자는 한 술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지인의 소개로 부인 메리 왕세자빈을 만났으며, 열애 끝에 2004년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영혼의 동반자를 만난 느낌이었다"고 첫 만남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 사진 : 덴마크 왕세자 외도설을 제기한 스페인 매체 'Lecturas'


AFP 통신은 프레데릭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고 호주 태생의 메리 왕세자빈이 왕비가 되면서 '현실 동화'(real-life fairytale)의 대미를 장식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1972년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 태어난 메리 왕세자빈은 덴마크에 온 지 불과 몇 달 만에 덴마크어를 익히는 등 적극적이고 친화적인 행보로 덴마크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덴마크 TV2가 지난달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메리 왕세자빈은 덴마크 왕실에서 마르그레테 2세 여왕과 프레데릭 왕세자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왕세자 부부의 파경을 막고 왕실 폐지론을 잠재우기 위한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결단으로 보고있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전했습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스페인에서 40대 멕시코 여배우 카사노바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스페인 언론사에 의해 포착·공개되며 외도설이 확산된 바 있습니다.

동화같은 러브스토리에 찬물을 끼얹는 이같은 외도설에 대해 덴마크 왕실은 공개적인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현재 왕세자 부부 사이에는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18살 크리스티안 왕자와 16살 이사벨라 공주, 쌍둥이인 13살 조세핀 공주와 빈센트 왕자 등 4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티안 왕자는 어릴 적, 아기답지 않은 근엄한 표정으로 국내에서 '근엄이 왕자'라는 별명이 붙으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왕세자 부부는 2012년 한국을 공식 방문한 데 이어 2019년에도 한·덴마크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메리 왕세자빈은 아버지인 존 도널드슨이 2002년부터 3년간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해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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