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마스크를 쓰고도 그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얼굴 부상 이후 3주 만에 실전에 나선 손흥민은 24일 오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검정색 보호마스크를 쓰고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
부상 이후 첫 경기였지만, 우루과이 수비는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2, 3명씩 따라붙으며 경계했습니다.
손흥민은 전반 26분 김문환이 수비 진영에서 앞쪽으로 한 번에 연결한 공을 잡은 뒤 상대 수비 둘을 제치면서 우루과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후반 45분에는 페널티아크에서 왼발로 강하게 슛을 날렸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경기 중 상대 수비에게 발을 밟혀 축구화가 벗겨지고 양말이 찢어져도 금방 털고 일어나 경기에 집중했습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는 것이) 불편해도 나라를 위해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며 한사코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경기 중 불편한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도 "내가 경합을 안 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한국은 이날 FIFA 랭킹 14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 끝에 0-0으로 비기면서 승점 1점을 챙겼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습니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상당히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고, 공정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우루과이가 승점 3을 가져갔어도, 내 입장에선 우리가 3점을 가져갔어도 되는 경기였다"고 평했습니다.
그는 경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동료들의 분위기를 전하며 "선수들이 그 상황에도 아쉬워하는 부분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러웠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선수들에게 너무 잘해줘 고맙다고 하고 싶다. 나를 위해 더 열심히 뛰어줘 고맙다"고 동료들을 치켜세웠습니다.
남은 경기를 향한 투지도 드러냈습니다.
손흥민은 "우리보다 분명 강한 팀들을 상대로 기회를 만든 건 긍정적이지만, 기회가 왔을 때 더 냉정하게 마무리하는 게 앞으로 다가올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가나는 상당히 강한 팀이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가진 것보다 더 준비해야 한다. 오늘보다 더 싸우면서 경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벤투호는 28일 밤 10시에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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