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무등사계' 전통주 장인 노진양 "술을 만나서 괜찮은 인생"(2편)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다채로운 꽃의 향기가 가득한 노진양 씨의 백화주는 처음에는 자신의 호를 딴 '자헌 백화주'로 불렀습니다.
하지만 예로부터 술에는 사람 이름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말에 '무등사계'로 명명했습니다.
노 씨는 "무등산 자락에서 술을 빚고 사계절 꽃이 들어가니까 '무등사계'라 이름지었다"고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노 씨가 자신만의 노하우와 정성으로 빚어낸 무등사계는 뒷맛이 은은하게 여운을 남기는 게 특징입니다.
무등사계는 음식박람회나 전통주 전시회 등에서 만나 볼 수 있지만, 시중에서 구입해서 맛볼 수는 없는 술입니다.
주류 제조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술 맛이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허가를 내고 판매하면 좋겠다는 권유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한사코 거절하고 있습니다.
◇ 20여년 째 전통주 강의
일단 대량 생산을 통한 유통을 하게 되면 손이 닿을 수 없는 곳들이 생기고 술맛을 보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노 씨는 "제가 마음으로 빚어낸 술은 찾아오는 누구에게라도 맛을 보여드릴 수는 있지만, 다른 욕심을 내기 시작하는 순간 술 맛도 변하고 제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에 우리 전통주를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어디든 불러주는 곳이면 달려가 강연에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20여년 전 화순농업기술센터에서 처음 전통주 강의를 시작으로 광주김치타운, 동구평생교육원, 고흥, 나주 등 각 전남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는 물론 멀리 충북까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술 제조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노 씨는 25년간 술을 빚어오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백흑미식초, 울금현미식초'와 '주박이용 단술제조 곶감모주'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또한 현재 누룩소금 특허를 출원 중에 있습니다.
노 씨는 술 빚기를 선택한 것을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부합니다.
"술을 만나서 괜찮은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내 것을 추켜든 셈이죠"라고 술 예찬론을 강조했습니다.
◇ 시(詩) 쓰기에도 열심
한편, 노 씨는 집 근처 '시인 문병란의 집'에서 운영하는 시 창작 동아리 '맬겁시(詩) 왔당께' 회원으로 활동하며 시 쓰기에도 열심입니다.
지난해 말에 발간된 5인 공동시집 '고상혀도 마음은 보름달이랑께'에 '내 마음의 창' 외 8편을 발표했습니다.
신새벽 세상 안부 무등의 계곡 바람
텃새와 철새들의 세력다툼 지저귐
아스라이 장원봉 너머 이승과 저승의 경계
나의 분신 허물 벗어 세상만사 유유자적
가시밭길 둘러친 지척의 그리움
<내 마음의 창> (시 일부 발췌)
노 씨는 "시 창작 공부를 하며 심장이 새롭게 뛰는 듯한 설렘과 더불어 감성이 충만해짐을 느낀다"면서 "시도 술이 있어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인(酒人)다운 감성을 드러냈습니다.
#노진양 #전통주 #무등사계 #곶감모주 #누룩소금 #시인문병란의집 #남별이
대량 생산 '술맛' 변질..시판 안해
백흑미식초·곶감모주 등 2건 특허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강의 제조법 전수
백흑미식초·곶감모주 등 2건 특허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강의 제조법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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