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아든 경매 등기.."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요"

등록일자 2023-05-26 21:18:13

【 앵커멘트 】
어느 날 갑자기 살고 있는 집의 건물이 강제 경매에 부쳐졌다면 어떻겠습니까?

광주광역시의 한 주택가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확인된 가구만 4가구, 피해 금액은 10억 원 가까이 됩니다.

정의진 기자가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 기자 】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다가구주택입니다.

모두 세 가구가 입주해 있는데, 임대인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계약 당시엔 없던 근저당이 2주 만에 갑자기 설정된 겁니다.

▶ 인터뷰 : 임차인 A 씨
- "저희한테 하는 말이 딱 '여기는 경매 안 넘어간다, 걱정하지 말아라' 이 말을 했거든요. 어떻게든 건물 지킬 테니까."

지난해 12월엔 법원으로부터 강제 경매 개시 결정 등기가 날아왔습니다.

임대인의 개인 파산 선고 사실도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임차인 B 씨
- "깡통 전세나 전세 사기를 알고 들어가는 전세자들은 없거든요. 집주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어요)"

같은 임대인이 소유한 건너편의 또 다른 건물.

이곳에 살고 있는 신혼부부도 1억 원 상당의 보증금을 떼이게 됐습니다.

모두 4가구가 같은 사람에게 10억 원 상당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겁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전세사기 특별법의 적용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데, 근저당이 선순위로 대항력도 없고, 무엇보다 다가구주택이라 각 피해 가구를 1세대로 인정할 지도 불투명합니다.

▶ 싱크 : 임차인 B 씨
- "지금 정부에서 지원받는 거 개시는 하지만 하나도 저희가 받을 수 있는 게 없어요, 실질적으로. 그러니까 그런 게 너무 아쉬워요. 어떤 피해자를 구한다고 구제를 해주는 법안인지 모르겠어요."

연락도 잘 닿지 않는 임대인은 이제는 '소송해라', '보전 못 해준다'며 '배 째라'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2차 경매일이 다가올수록 패해자들은 피가 마르는 심정입니다.

▶ 싱크 : 임차인 C 씨
- "겉으로 보기엔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그 안에 되게 많은 갈등을 하거든요. 이걸 우리가 (대응을) 할 수 있는지, 우리가 하려면 마음적으로 또는 시간적으로 금전적으로."

KBC 정의진입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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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형인
    최형인 2023-05-30 16:12:01
    요즘은 바닥에 떨어진 만원 한장 주우면 안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남의 피탐 흘려모은 재산이자 삶의 터전을 가지고 이렇게 사기를 치고 아무렇지 않게 돌려주지 않는거에 대해서는 엄격히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정.. 거기에 속학 가족들이 겪을 고통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거 같습니다.
  • 조미나
    조미나 2023-05-30 15:42:10
    사기쳐서 자식교육시키면 과연 잘될까…,?
    잘 못된다에 한표겁니다…🙏
  • 이효진
    이효진 2023-05-30 15:14:27
    전세사기범은 형사법으로 엄하게 벌합시다
    전세특별법은 언발에 오줌누기식!
  • 이효진
    이효진 2023-05-30 15:13:43
    세입자들만 가슴아프고 벼랑끝에 몰렸는데
    다른방안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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