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탐사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관공선 엔진 사전 내정 의혹은 영광군뿐 아니라 무안군과 해남군에서도 일고 있습니다.
장비선정위원회를 공무원 위주로 구성하고, 위원장 자리는 내부 간부를 앉혔습니다.
특히 이들 지자체의 채점표를 입수해 분석해 봤더니, 평가 기준에 맞지 않는 정황이 무더기 발견됐습니다.
채점이 제멋대로 이뤄진 것입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2019년 2월 무안군 장비선정위원회가 관공선 엔진을 선정하기 위해 작성한 채점푭니다.
성능 평가항목에서 선정위원 9명 중 7명이 A 업체 엔진에 최고점을 줬습니다.
하지만 해당 엔진의 마력, 연간 사용 시간 등의 수치는 경쟁업체 엔진보다 낮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 싱크 : 관련학과 교수
- "기술 사양에 대한 수치만으로 판단해보자면 A 업체보다 최대출력이라든지 최대출력 운전 가능 시간 등의 정량적인 사양들은 사실상 C 업체가 더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성능 수치로 보면 최고점을 받을 수 없습니다.
국내업체에 가점을 주도록 한 항목에서도 위원 5명이 외국회사인 A 업체에 최고점을 부여했습니다.
이런 석연치 않은 심사과정을 거쳐 결국 A 업체의 엔진이 선정됐습니다.
2018년 열린 해남군 선정위원회에서도 A 업체가 국내업체 가점 항목에서 국내업체와 기술제휴한 B 업체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또 총 분해 수리시간과 비용 등 운영 유지비 항목에서 조건이 더 좋은 경쟁업체보다 A 업체의 점수가 더 높았습니다.
해남군은 업체 이름을 가렸다고 밝혔지만 채점표에는 한 심사위원이 A 업체의 실명을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평가 현장에서는 공공연히 알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 싱크 : 해남군 관계자
- "메이커에서 나와서 설명하잖아요. 엔진 파트 기관장님들은 눈 감고 기계 설명을 해도 대충은 저기는 어디다 그 정도는 알 수 있을 거예요."
장비선정위원회 구성도 문젭니다.
무안군은 11명 중 9명, 해남군은 12명 중 8명이 지자체 공무원 등입니다.
외부 위원을 인근 시군 관공선 기관장으로 채웠고, 특히 지자체 소속 간부를 위원장 자리에 앉혔습니다.
정부가 위원회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라는 규정을 어긴 것입니다.
▶ 싱크 : 무안군 관계자
- "저희는 최대한 공정하게 하려고.. 임의대로 하려고 치면 마땅히 지켜야 할 규정도 없는데 저희 임의대로 할 수도 있잖아요. 최대한 규정 갖고 하려고.."
공무원을 위원으로 위촉하고, 채점도 객관적 지표와 다르게 이뤄지면서 선정위원회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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